18일 오전 대구 북구
18일 오전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는 전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복구 작업이 본격화됐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지난 18일 오후 7시, 대구시 북구 노곡동에는 전날의 침수 흔적이 고스란히 목격됐다. 안일한 대응이 침수 피해를 키운 게 아니냐는 의문과 정황도 함께 동네 곳곳에 남아 있었다.이날 마을 곳곳엔 냉장고, 선풍기, 청소기, 소파, 테이블 등이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었다. 전날 어른 허리까지 찼던 물은 겨우 빠졌지만, 설상가상 이 곳에 다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빗줄기가 더 굵어지고 있었다. 밖에 비가 와도 복구 작업을 멈출 수 없는 노곡동 주민들이 건물 안에서 바삐 움직였다.한 가게 안에서 세 명의 남성이 쉴 새 없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가게 안에는 침수 당시 들어온 시커먼 빗물이 남아있었다."이게 쓰레기처럼 보이지만, 멀쩡히 쓰던 물건입니다. 물에 잠기고 나서 저렇게 됐어요." 한 남성이 허탈하게 웃으며 밖에 내어놓은 물건들을 가리켰다. 침수 당일, 어떻게 손 써볼 새도 없이 순식간에 물이 차버렸다고 했다.그는 "물에 잠겼던 건물과 가게 안의 물건들을 정리하는데 며칠이 걸릴지 모르는데, 지금 또 비가 와서 서글프다. 갑작스레 그토록 빨리 물이 차오른 이유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제진기 문제가 있었고, 전반적으로 집중호우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던 건 아닐까 싶다"며 긴 한숨을 쉬었다. 18일 대구 북구 노곡동의 한 가게 안에서 주민이 빗물에 침수됐던 냉장고 내부를 보이고 있다. 노진실 기자 아수라장이 된 노곡동의 한 식당 안에도 중년 여성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집기들은 온전한 것이 없었다. A씨가 냉장고가 물에 잠겼던 흔적을 보여줬다. 큰 인명피해가 없었던 게 천만다행이라고 했다.A씨는 "물이 정말 무섭게 찼는데, 15년 전 겪은 침수 피해의 악몽이 또 현실이 될 줄 몰랐다"며 "저녁에 또 비가 많이 와서 걱정이 6월10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 어판장에서 어민들이 채낚기 어선이 잡아 온 오징어를 선별해 상자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5~6월은 신나는 달이었다. 오징어에게는 그랬다. (오징어 입장에서) 최근 두어 해 초여름 물 온도가 불쾌하게 느껴져서 한반도 동쪽 바다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비교적 살 만했다. 살갗을 익힐 것 같던 뜨끈한 물이 남쪽에서 덜 밀려왔고, 이를 피해 낯선 북극 부근 바다까지 피난 갈 필요도 없었다. 익숙한 바다에서 신나게 헤엄쳤다. 어선에 잡혀 마리당 8000원에 회 접시에 오르기 전까지.6월 초, 연휴를 이용해 방문한 강원도 속초와 양양, 주문진 항구는 활기찼다. 어민들마다 “오징어가 돌아왔다”라고 입을 모았다. 원래 4~5월 금어기 이후는 오징어가 한창 잡혀야 할 시기다. 그런데 2020년대 이후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에는 특히 심해서 오징어 씨가 말랐다는 말이 돌았다. 올해도 금어기 직후엔 잘 잡히지 않아 어민들의 걱정이 컸다. 하지만 5월 중하순부터는 다시 잡히기 시작해 6월 초까지의 어획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다. 항구에 활기가 돌 만했다.초장을 찍어먹으며 오징어의 신난 기분을 상상했다. 수시로 바다 온도 데이터를 살펴보는 입장에서, 올해 전반기는 오징어의 심기를 잘 달랜 시기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 들어 가장 서늘했다. 5월 평균 수온을 보면, 한반도 주변 바다의 온도 풍경은 제법 다채롭다. 제주 남쪽의 20℃부터 동해 북부의 7℃까지 13℃가 넘는 큰 온도 차를 보인다. 오징어는 15~23℃ 바다에서 잘 자라는데, 그에 해당하는 바다가 강원도 동쪽에 펼쳐졌다. 기상청 ‘해양 기상·기후정보’ 자료에 따르면, 5월 하순 동해 중부의 평균 해수온이 딱 15.1~17.2℃였다. 최근 10년 평균보다 1.2℃ 낮은 온도였다.이 지도를 조금 바꿔보면 올해의 특별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은 한반도 인근 바다의 수온을 최근 30년(1991~2020년) 같은 달 평균과 비교한 인포그래픽 지도이다. 온도가 떨어졌으면 파랗게, 올랐으면 빨갛게 바꿔 칠했다. 온도 차이가 클수록 진하게 칠했다. <그림 1> 한반도 인근 바다의 최근 30년(1991~2020년) 5월 평균과 올해 5월 수온 차이를 표시
18일 오전 대구 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