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국민에 대한 충직함’을 인사의 제1 기준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국민적 항의를 받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은 자신의 인사 기준에 대한 배신이다.보좌진은 국민과 국회의원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다.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갑질했다는 안팎의 증언과 증거가 제기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그를 고위 공직에 기용하겠다는 것은 ‘국민에 충직한’ 사람이 아니라 ‘권력에 충성한’ 사람을 쓰겠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장관 인사의 기준대통령실이 이 대통령 집권 이후 1기 내각 인사 검증 기준과 절차를 공개하라는 시민단체와 언론 등의 요구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할 때부터 수상쩍었다. 뭔가 밝히기 어려운 게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이상한 점은 우상호 정무수석의 발언에서도 나타났다. 우 수석은 강 후보자 등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자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인사 기준과 관련해 “부동산투기를 ‘심하게’ 했다거나, 성 비위에 연루됐다거나, 음주운전을 ‘심하게’ 해 인사 사고가 났다거나 이런 경우는 대부분 검증 과정에서 탈락했을 것”이라고 두루뭉술하게 얘기했다. 심하지 않으면 괜찮다는 것일까.이 대통령은 과거 경기지사 시절 기자간담회 때에는 “공직자는 털어도 먼지가 안 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었다(2021년 7월 2일). 조국 사태 와중에 한 말인데, 당시만 해도 ‘청렴’을 무척 중요시한다는 느낌이 들었다.이 대통령이 직접 인사 기준으로 밝힌 최근 발언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5월 25일 기자간담회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재명 정부의 인사 기준은 ‘능력’과 ‘청렴함’, ‘충직함’이 될 것입니다.” 그는 순서까지 정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국민에 대한 충직함’입니다. 국민의 대리인이자 일꾼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주인에게 충직해야 합니다. 우선순위로 따지면 충직함과 유능함이 먼저입니다.” 대통령이 되기 열흘 전 그의 공직 후보자 임명을 위한 자격 기준은 충직-능력-청렴 순이었다.◇강선우의 불충강선우 후보자 임명 강행은 스스로의 인사 철학에 반한다. 개인적 인연을 그 어떤 가치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보은 인사, 내 사람은 무조건 지킨다는 오기 인사다. ‘이부자리’와 ‘장관자리’를 바 이미래 작가가 202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에서 연 개인전 ‘봐라, 나는 사랑에 미쳐 날뛰는 오물의 분수’. 김언희 시인의 시를 모티프로 한 전시는 시의 구절을 번역하고 변형해 하나의 미술작품으로 완성했다. 이미래 작가 개인 홈페이지 아카이브 “한국 소설은 이제 세계에서 어느 정도 반열에 올랐어요. 다음은 ‘K-포엠’의 차례가 아닐까요?”최근 국내 출판계의 관심은 한국시, 즉 ‘K-포엠’을 향해 있다. 지난 18일 김혜순 시인이 아시아 작가 최초로 독일 세계 문화의 집(HKW) 국제문학상을 수상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윤동주와 이상, 백석과 같은 과거 시인들의 시집이 여전히 팔리는 동시에 고선경, 차정은과 같은 소위 ‘MZ 시인’들이 등장하는 우리 서점가에는 독자가 있고 매번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시인들이 있다. 서정의 정수를 머금고 있기도, 때로는 실험의 장이 되기도 하는 우리 시문학은 그래서 가능성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시 독자가 줄어드는 지금, 그 매력을 세계에 알리려고 발 벗고 나선 이들이 있다. 단순히 시집을 번역해 해외에서 출간하는 것을 넘어 ‘K-포엠’을 하나의 장르로 만들어내려는 시도들이 곳곳에서 이제 시작되고 있다.시를 향유하는 독자가 적은 유럽권을 중심으로는 다양한 문화콘텐츠와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출판사 읻다와 에이전시 나선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우 대표는 최근 미술전시와 한국시를 연계해 소개하는 작업에 나섰다. 그 시작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설치미술가 이미래 작가의 작품과 김언희 시인의 시를 함께 담은 책 ‘봐라, 나는 사랑에 미쳐 날뛰는 오물의 분수’다. 지난 2022년 이 작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김 시인의 시를 모티프로 만든 작품을 전시했다. 시의 구절을 번역하고 변형해 미술작품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그렇게 최근 하나의 책으로 묶였다. 이번 책을 시작으로 김 대표는 해외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시에 한국 시인이 참여하는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 이를테면 해외 전시에 한국 시인이 헌정 시로